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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대다

시식 코너를 노리는 가짜 고객! '얌체들..'

by 츠비의 칼럼 2025. 2. 24.

 

‘얌체 쇼핑족’의 등장, 대형마트의 딜레마

주말이면 대형마트는 가족 단위 고객들로 북적인다. 넓은 매장에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시식 코너에서는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도 있다. 그러나 최근 대형마트에서는 한 가지 기이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계산대 옆, 상품이 가득 담긴 ‘주인 없는 카트’가 줄지어 방치되는 것이다.

마트 직원들은 이 ‘유령 카트’를 정리하느라 하루 종일 분주하다. 과일, 채소, 냉동식품, 라면, 음료수 등 다양한 상품들이 담긴 카트를 수거해 냉장고와 냉동고로 옮기는 일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상품이 담긴 카트가 매장 곳곳에 버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얌체 쇼핑족, ‘진짜’ 고객 행세를 하다

마트 관계자들은 원인을 ‘얌체 쇼핑족’에서 찾는다. 이들은 매장에서 다양한 시식 행사를 즐기기 위해 고객으로 위장한다. 카트에 상품을 잔뜩 담아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한 뒤, 시식 코너를 마음껏 누빈다. 일부는 카트에서 직접 과일을 꺼내 먹거나 음료수를 마시는 등 ‘먹고 튀기’ 전략을 구사한다.

마트 직원들이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다. 카트에 상품을 담는 행위 자체는 정상적인 쇼핑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특정인을 ‘얌체 쇼핑족’으로 단정 짓고 감시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인권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마트 측은 상품을 회수하고 신선식품을 폐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마트가 떠안게 된다.

대형마트 시식 코너란?

대형마트 시식 코너는 특정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무료로 시식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주로 식품 코너에 배치되며, 신제품이나 할인 행사 상품을 맛볼 수 있도록 운영된다.

고객들은 시식을 통해 제품을 미리 맛본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마트와 고객 모두에게 유익한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를 악용하는 ‘얌체 쇼핑족’이 등장하면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시식만 즐긴 뒤 구매하지 않는 것은 물론, 실제 고객처럼 행세하며 물건을 담고 버리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마트 측은 피해를 입고 있다.

블랙리스트? 고객의 양심? 해결책 없는 문제

일각에서는 ‘얌체 쇼핑족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매장 내 CCTV를 활용해 상습적인 얌체 고객을 추려내고 내부적으로 공유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고객을 감시하는 것은 어렵고, 사생활 침해 문제도 걸림돌이다. 결국 이 문제는 ‘고객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양심보다 ‘공짜’가 더 강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시식 코너는 늘 북적이고, 마트 직원들은 ‘유령 카트’를 수거하는 일로 바쁘기만 하다. 애초에 시식의 목적이 ‘구매 유도’라면, 시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신용카드를 맡기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다. ‘맛있는 만큼 긁으시죠?’ 같은 슬로건과 함께 말이다.

결국 대형마트는 고객들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공짜 음식’의 유혹을 넘어서서, 쇼핑 카트에 담긴 책임감도 함께 챙기는 성숙한 소비 문화를 기대해 본다.